Page 5 - 하우인 2024년 8월호 - (주)하우엔지니어링 웹진
P. 5
■■■ HOWIN 건설기행
2
트라카이 성은 14 세기 말에서 15 세기 초에 지난 1993 년 교황 요한 바오로 세 방문 이후
,
건축되었으나 이후 여러 차례 파괴와 복원을 거 성지순례 명소가 된 곳이다.
.
,
쳐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박물관의 십자가 언덕을 내려올 때 근처 밭에서 씨를 뿌
전시물들은 성주의 취향을 잘 드러내주고 있었 리는 농부 부부의 모습과 함께 하늘 높이 종달새
,
,
,
.
,
는데 중세 리투아니아의 생활상 무기 갑옷 예 노랫소리가 들렸다 비발디의 교향악 사계 중 봄
술품 정교한 세공을 한 상아제품 담배 파이프 이 환청으로 들려오는 듯했다 때는 바야흐로 5
,
.
,
,
등은 뜨내기 관광객의 눈길까지 끌어당기기에 월 초순 십자가 언덕에서는 죽은 이를 추모하고
,
충분했다. 있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는 농부 부부가 씨를
뿌리고 있다니 절묘한 대비가 아닐 수 없다.
,
,
십자가 언덕에서 십자가 언덕을 돌아보고 나니 도시마다 오래
된 성당들이 즐비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헤아
.
릴 수 없이 많았던 전쟁 그 전쟁으로 인해 가족
,
을 잃은 사람들이 어디 한둘이겠는가? 그만큼
가슴 속에 응어리진 것들이 많기에 해소의 장소
도 그만큼 많은 게 아닐까 싶다.
▲ 사진4 십자가 언덕은 성지순례 명소가 되었다. 필자는 무신론자이지만 이곳을 둘러본 뒤 종
.
,
교에 대한 관점에 다소 변화가 있었다 만약 내
.
이후 리투아니아의 사울라이에 있는 십자가 언
‘
가족 중에 전쟁에서 억울하게 희생당한 누군가
,
’
덕 을 방문했는데 크고 작은 십자가들이 동산
가 있다면 나 역시 이곳에 묵주 하나를 사서 어
.
위 숲을 이룬 곳이었다 언덕을 걸어 올라가면
느 십자가에 걸었을 테니까 말이다 만약 이런
.
길 양편에 무수한 십자가들이 제각기 존재감을
해원(解冤 ) 과 기도의 장소가 없었다면 지옥 같
,
드러내듯 세워져 있다 예수의 수난상 성모 마
,
.
,
,
리아 조각상 초상화 묵주 등등 십자가 숫자만
.
으로 헤아려도 무려 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이
5
들 십자가는 지방 성당이나 종교 단체가 아닌 순
.
전히 개인이 세운 것들이다 십자가 언덕은 리투
아니아가 오늘날과 같은 평화 시대를 맞이하게
된 뿌리라고도 볼 수 있는데 십자가 언덕의 무
,
.
수한 영혼들이 치룬 희생 때문이다 이곳은 또한 ▲ 사진5 빌뉴스 대성당과 종탑(18 세기 재건)
.
5